2019 극단 신세계 x 관객회원과의 만남 [20191208]

 

애정하는 극단이 있다. 다소 파격적인 시도와 도전들을 해왔기에 사람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연극을 좋아하게 만들고 그 연극을 계속 보아오게 만들었던 작품들을 많이 작업해 온 극단이다. 극단 <신세계>. 김수정 연출님과 함께하는 배우님들.

파란건설이란 회사이름의 모티브가 된 것이 <파란나라>라는 연극인데 극단<신세계> 작업한 작품이다. (나 뿐 만이 아니라 극단의 많은 배우님들 그리고 관객 분들이 최애 연극 중 하나로 꼽은 <파란나라>. 아쉽게도 이 작품은 2020년에는 올리지 못한다고 한다.)

☞ 파란나라와 파란건설 http://jangjaeyoung.com/archives/112

 

그리고 신세계 극단에는 관객회원이라는 제도가 있는데 감사하게도 매년 12월 극단의 스탭, 배우 분들 그리고 관객회원들과 한 해를 함께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진다.

 

분주하게 흘러가던 겨울의 매우 분주했던 시간 속 바쁘지만 느긋해지고 평온해지자 다짐들. 하지만, 여러 일들이 동시에 쏟아지며 왜 나는 스스로를 가혹하게 몰아붙일까, 하나만 제대로 하면 안 될까, 그냥 좀 편하게 지내면 안될까? 와 같은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올 무렵의 저녁.

자칫 지칠 뻔 했던 순간, 덕분에 많이 웃고 에너지와 영감을 얻은 시간들. 한 편의 연극을 본 듯한 감동 속 그 여운들에 대한 메모들.

내게 글을 쓰는 과정은 재료들을 쌓아두고, 축적해 나가며 기름기를 빼며, 남은 알맹이들의 순서를 배열하고, 그 순서의 뼈대 속 살을 추가하는 과정이다.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다 보니 절대적인 시간을 많이 투여할 수 없는 요즘이라 정말 오랜 만의 블로그 글이 되었는데 그 공백의 시간이 빠르고 짤지 않음에 다소 놀라 더 늦어지긴 싫어 작심하고 후딱 쓴 글.

마련해 주시고 초대해 주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담론들

신세계 극단은 어떤 연극을 해야하는가? 관객이 좋아하는 연극을 해야하는가? 우리의 관객은 누구인가?

사회의 큰 아젠다를 이야기하는 작품이 아니라 개인의 서사를 이야기하는 것. 한 개인의 서사에 결국 사회의 이야기와 아젠다들이 자연스럽게 묻혀 있다.

오래된 고전을 왜 2019년에 해야하는가? 과연 극단의 스탭과 배우들은 고전을 해석할 능력과 깜이 되는가?

관객회원의 후원에 대해서는, 관객들에게 부담을 안 주고 싶다. 돈을 내고 관람을 해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 배우님들의 관심사, 그 속의 영감들

우리가 공연에 끌려가지 말고 우리가 공연을 끌고 나가기

잘 쉬는 것. 어떻게 잘 쉬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함

인간으로 깊어져 나가기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에 대한 욕심을 부리며 안 된다.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사람 마음은 못 산다.

지금 최대 관심사와 방향성은 그저 ‘지금 바로 여기’에 집중하는 것

단단해 지려한다. 그래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려 노력한다.

 

# 질문들

신세계 작품들은 자극적인 면도 있는데 관객 입장에선 그 자극에 대한 역치가 무뎌질 수도 있는데 그에 대한 극단 내에서 혹시 이야기해 본 적이 있는가?

자극적인 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 속 나온 최선의 방안이 자극적인 연출, 표현인 경우로 해석해 달라.

연극 공연 한 작품 올리는데 얼마 정도 들어가나?

초기 공연들의 경우는 500만원 미만인 경우도 있었다. 스탭/배우들에게 정상적인 페이를 들리고 제작한다면 1편 당 1억 정도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50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도 대부분 정부지원을 통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함께 연극 작업을 해나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다친다. 그럴 경우 질문자가 말한대로 그 상처를 참고, 해소하고, 극복하는 등 여러 형태의 과정이 있다. 최대한 서로 간의 예의를 지키고 약속한 것 내에서만 하려 하고 그러는 과정 사이에 최대한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려 한다.

배우로서의 매력은 타고나는 것인가, 길러지는 거인가?

우리 모두다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저 그 매력에 대해 언제 터질 지 모르는 것이다. 선천적, 후천적인 문제라기 보다 자신 본연 안의 매력이 터지는 순간이 다른 것 뿐이다.

 

# 기타

많은 배우 분들이 <두근두근 내사랑>을 최애 공연으로 꼽으심

배우로서 가장 희열을 느끼는 순간은 무대에 오리기 직전 인트로 음악이 들릴 때 이다.

신체훈련 방법 : 아쉬탕가 요가와 위빠사나 호흡법. 위빠사나는 긴장하거나 집중할 때 효과적이며 매일매일 시간날 때 하면 좋다.

웹툰 머니게임 추천

 

# 미래의 대한 이야기

대학로에서 소극장 하나를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혜화동 로타리 쪽, 알과핵 소극장 쪽이 추구하는 연극을 펼칠 수 있는 소극장 위치의 마지노 선인 듯 하다.

소극장 운영으로는 절대 돈을 벌지 못한다. 소극장이 있는 건물 하나의 소유를 통해 다른 층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소극장 운영비를 충당하거나 다른 채널을 통해 예산을 충당해 나가야 한다.

연극 쪽에서 제임스가 원하는 것들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걸 준비할 필요 없다. 그저 하는 사업 잘 키우고 금전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 그렇게 준비가 되면 필요한 제반에 대해서는 더 훌륭한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나아갈 수 있다.

열심히 하지 말고 잘 해 나가자.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해 나가서 오랫동안 만나가자.

 

이렇게 꽤 오랜 시간 여러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었다.

 

이강호 배우님의 자유로움과 밝은 에너지는 정말 부럽고 매력적인 듯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한 ‘재성’ 산타클로스 🙂

 

한성대입구 지하의 다소 오래된 연습실. 여기서 바로 그 위대한 창작이 시작된다.

 

극단신세계 아카이브. 초기 작품들을 접하지 못 한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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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James Jang

파란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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