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축을 박차고 포효하라 그대 [20190827]

 

# 마음의 고향

 

가끔 허전하고 힘이 빠졌다고 느낄 때 나는 지하철 6호선을 탄다. 합정에서 이태원을 지나 U자라인의 역들을 지나고 나면 어느덧 도착하는 고려대역. 그렇게 나온 출구에서 으리으리한 경영대학을 지나고, 당대 최고 이슈가 된 건물인 삼성기념관을 지나고, 탁 트인 잔디밭이 너무 좋은 중앙광장을 지나 1학년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농구장을 건너 수업 들으러 가기 매우 싫어했던 교양관을 스쳐 정대 후문으로 나와 고대 최고의 맛집, 고른햇살의 참치김밥을 먹고 한적한 콜렉티보 까페에 가서 책을 보다 돌아온다. 종종 내가 힘을 얻는 방식이다.

졸업 후 모교는 마음의 고향이란 말이 딱 맞듯이 내게 편안한 제 3의 안식처로 존재해 왔다.

 

# 마음의 벗

 

학교가 내가 준 감사한 선물 중 하나는 소중한 인연들을 알게 해준 것이다. 나름 똑똑하고 자신의 인생에 노력해 나가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즐겁기도 하거니와 서로 배우고 자극이 되고 또 (꽤 자주) 좌절이 된 부분도 많았다. 그 중 일부는 성향도 맞고, 학창시절의 관심사 나아가 졸업 이후의 진로들이 비슷해 자주 어울리며 서로의 일상의 위안들이 되곤 한다. 그 교감이 참 중요하고 감사한 힘이 된다.

 

 

# 유통관리와 HBS Case Study

 

학창시절 내게 기억 남는 수업을 꼽으라면 [유통관리] 수업이다. 군 제대 후 복학 첫 학기 때 들은 수업이었는데 첫 날의 임팩트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지금 60여명의 학생들이 신청해 주셨는데, 내 과목은 기본적으로 다른 과목보다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갈 것이다. 매 시간 팀 별로 HBS (Harvard Business School) Case Study 를 발표하게 될 거고, 그 노력과 시간에 비해서 학점이 짜게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여러분들이 노력한다는 전제 하에 이 학기를 끝난 후 조금은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 확신을 한다. 본인의 상황과 수업에 임하는 자세, 수업 스타일 등을 잘 고민하여서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다음 시간 전까지 수강변경 하길 바란다.

 

교수님의 시크한 으름장에 남은 사람은 10여명. 단단히 각오한 그들은 매 주 밤을 지새며 케이스를 읽고 토론을 하며 발표를 하고 토론을 하며 한 한기를 뜨겁게 보내었었다. 정말인지 이게 한 과목 수업량인가 버거워 토 나오겠다는 생각도 하였는데, 그렇게 한 주, 한 주 버티다 보니 한 한기를 마무리 하였었다.

그 뜨거웠던 시절에 대한 기억, 그 시절을 함께 보낸 학우들에 대한 애정은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고 그렇게 우리는 종종 만나고 추억하며 10년을 보내왔다.

 

 

# Now or Never

 

다들 사는게 바빠 보지 못하다, 오랜만에 다 같이 모이게 되었다. 그렇게 날짜를 잡으며 문득 교수님을 뵈러가자는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가 나왔다. 그립고 보고 싶지만 사실 동네친구 같이 격없이 부르기도 어려운 게 교수님, 그리고 스승님의 존재이다.

그냥 웃자고 넘어갈 수도 있을텐데, 그 날 밤 문득 이런 때가 아니면 과연 또 언제가 교수님을 뵐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 뵈었을 때가 교수님 모친상 때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만남을 가지는데 대한 관성이 커져 앞으로 그럼 가족의 경조사가 아니면 또 뵙기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이 문득 들었고, 다음 날 아침 페이스북 메시지로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다.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다행히 교수님께서는 그날 저녁 학교 일정으로 안암에 계시기에 짧게라고 찾아뵙고 인사드리기로 하였다. 그렇게 일정을 잡고 또 다시 문득 10년의 시간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어느덧 학교를 다닌 시간보다 사회에 나온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과연 나는 잘 살아왔을까? 그리고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꿈 많고 열정 가득한 20대의 제임스의 모습이 지금에도 남아 있는 걸까? 그렇게 하루이틀, 1주일 여의 시간 동안 부끄럽지 않게 조금 더 열심히 하루를 보내려 노력했던 것 같다. 사는 대로 생각한 10년이 아닌 생각한대로 사는 10년 이었길 바라는 마음에 말이다.

 

 

# 뜨거웠던 그날 밤

 

거나하게 취한 그날 밤. 서로의 근황을 나누며 교수님께서 해주신 좋은 말씀 속 다들 공감이 많이 가나보다. 어쩌면 그만큼 서로가 그간 각자의 삶을 헤치며 고민도 많았나 보다.

 

    • 사랑과 결혼

결혼해라. 인생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녀들과의 교감을 해나가는 것은 삶이 줄 수 있는 중요한 기쁨이다.

결혼할 대상은 기본적으로 이성적 매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매력을 너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라.

제임스는 결혼을 40대에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금 만나는 사람과 결혼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기 보다 조금은 부담없이 만나 나가라. 사업 특히 부동산 개발은 업앤다운이 너무 심할 것이다. 부동산 개발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그리고 성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자리를 잡더라도 시간이 꽤 걸릴 것이기에 그 사업의 과정에서의 인내의 아픔을 배우자가 견디기 힘들 것이고 함께 헤쳐나가기 쉽지 않을 지도 모른다. 차라리 자리잡고 결혼해라.

배우자의 나이 차는 중요하지 않다. 결혼하는 순간 서로 동갑이다.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에 맞춰라. 그래야 결혼생활이 행복하다.

 

    • 35-45의 인생 플로우

좋아하는 일을 해라. 그리고 돈을 버는 일을 해라.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면 좋은데 그게 안 되는 경우 반드시 돈 버는 일을 해라. 만약 돈 버는 일을 하는데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면 취미에서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밸런스를 맞춰라. 그래야 견뎌 나갈 수 있다.

사랑을 하고 가족을 이루며 좋아하는 와중 자기도 모르게 가슴에 빨대가 꽂히고 그 크기가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진다. 기왕이면 배우자와의 빨대는 상호 수혈 가능한 곳에 꽂아라. 서로 힘이 되고 버텨나갈 수 있는 사이인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 45-55의 인생 플로우

빨대를 수혈하기 바쁜 상황이다. 금전적으로도 또이또이만 만들도록 해라. 35-55 사이에는 돈을 못 모은다. 이 사이에는 가족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많이 들기에 유지하는 것만으로 다행이다. 보통 결혼하기 전 모은 돈으로 50대까지 간다고 본다. 그리고 55-65는 빨대들 하나씩 빼 내어 노년 준비하는 단계이다.

돈을 많이 벌든 적게 벌든 기부를 하고 습관을 들여라.

 

    • 30, 40대의 성취

성취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느냐가 아니라 같은 씬의 사람들에 대한 리스펙트이다. 돈을 많이 벌어도 리스펙트를 얻지 못하면 본인 스스로 성취라 생각하기 힘들다.

 

 

# 지축을 박차고 포효하라 그대

 

다음 날 쏟아지는 미팅과 숙취 속 피곤한 하루를 이어갔지만, 정신 만은 개운한 한 주를 보냈던 것 같다. 뜨겁던 청춘의 추억들과 그 시간을 함께한 인연들만이 줄 수 있는 에너지들에 대한 감사한 순간들.

 

    • 2019 고려대 입실렌티 ‘민족의 아리아’

 

    • 고려대 X 연세대 응원가 아카펠라 메들리 커버영상 

 

 

 

청량리 배후지역으로 최근 땅값이 급등한 종암동 ⓒ제임스
마음의고향 1 ⓒ김컨

 

마음의고향 2 ⓒ김컨

 

만장일치로 선정된 모임장소, 삼성통닭. 근데 우리가 고객 중 제일 막내였음;; ⓒ제임스

 

누가 교수이고 누가 학생인가… ⓒ제임스

 

다음 만남까지 더 즐겁고 더 멋지게 1 ⓒ제임스
다음 만남까지 더 즐겁고 더 멋지게 2 ⓒ제임스

 

글쓴이

James Jang

파란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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